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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돌연사 일으키는 '심부전', 병 몰라서 방치하는 경우 많아"

태영 com 2019. 2. 21. 21:57

"심장 돌연사 일으키는 '심부전', 병 몰라서 방치하는 경우 많아"

 

'심장질환의 마지막 종착지' 심부전은 심장이 약해져 몸이 붓거나 숨이 차는 병이다.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지난 10년 사이에 환자가 2배로 증가했다. 심부전 환자 10명 중 3~4명은 진단 후 1년 내 사망을 한다. 웬만한 암보다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병에 대한 인지도는 크게 떨어진다. 환자나 의사를 대상으로 심부전 인지도를 높이고, 심장재활 등 심부전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심부전 명의’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홍보이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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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고려대의료원 제공

 

-심부전이란 어떤 병인가?

심부전이란 심장 구조나 기능에 이상이 생긴 병이다.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을 잘 수용하지 못하거나 들어온 혈액을 충분히 펌프질 해 내보내지 못해 몸이 붓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부전 유병률은 얼마나 되나?

심부전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2002년 0.75%에서 2013년 1.53%로 증가해 최근 10년 사이에 2배가 증가했다. 심부전은 고령 인구가 증가할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데, 2040년엔 다시 2배가 늘어 유병률이 3.34%로 예상된다. 환자 수는 15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연령대별 유병률은 40~59세 1%, 60~79세 5.5%이고, 80세 이상에서는 12%나 된다.

 

-심부전이 왜 늘고 있나?

당뇨병, 고혈압, 비만과 같은 대사성 질환 증가, 협심증?심근경색증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심근경색을 경험한 적이 있으면 심부전 위험도가 크게 증가한다. 심근경색으로 심장 혈관이 한번 막히면 막힌 혈관을 스텐트 시술 등을 통해 뚫었더라도 심장 근육의 부분적인 손상은 막을 수 없다. 노화가 되면서 심장 기능은 계속 떨어져 심부전으로 이어진다. 과거 같으면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사람들이 시술?수술의 발달로 생존하면서 심부전 위험도 동시에 높아졌다. 암 생존자도 많아졌는데, 암 치료에 쓰는 항암제가 심장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당장은 괜찮지만 나중에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유럽 조사에 따르면 심부전 증상이 있어 병원에 오는 비율이 3%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도 비슷할 것이다. 심부전의 대표 증상이 호흡곤란, 다리 부종, 피로감이다. 환자들은 ‘숨차다’ ‘붓는다’ ‘피곤하다’고 호소하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전 환자의 5명 중 4명은 호흡곤란 등으로 응급실을 통해서 내원한다. 10명 중 3~4명은 진단 후 1년 내 사망하며, 10명 중 6~7명은 5년 내 사망한다. 폐암을 제외한 웬만한 암보다 사망률이 높다. 심부전 환자는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입원 치료를 해도 4명 중 1명은 1년 내 재입원을 한다. 그래서 입원 진료비를 1년에 약 570만 원 쓴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심부전 환자 10명 중 8명은 일상생활이 어렵고 10명 중 7명은 우울증이 발생한다는 조사도 있다. 심부전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심부전은 증상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고 하는데, 단계별 증상과 위험도는 차이가 있나?

숨찬 증세가 아직 나타나기 전이 1, 2단계, 숨찬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할 때가 3단계, 4단계는 말기 심부전 상태이다. 1단계는 심부전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무증상 고위험군(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환자)으로 이 때부터 각 위험인자를 교정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2단계, 현재 증상은 없지만 심장의 구조나 기능의 이상을 동반한 사람, 즉 심근경색, 심근비후, 판막 이상 등의 환자는 약물 치료와 함께 필요 시 해당 원인 교정을 위한 치료를 해야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3단계부터는 이뇨제 등 증상 조절 약물과 함께 생존율 향상을 위한 약물치료, 필요한 경우 시술이나 수술 등을 해야 한다. 말기 심부전 상태인 4단계 때는 약물치료와 함께 심장이식이나 인공심장장치 수술 혹은 대증적 말기 완화 치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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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고려대의료원 제공

 

-심부전 진단은 어떻게 하나?

심장초음파가 가장 확실한 진단 도구이다. 심장의 구조와 크기, 기능 등을 살필 수 있다. 그러나 검사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1차 스크리닝을 위한 검사는 심전도 검사, 엑스레이가 적합하다. 고위험군의 경우는 혈액검사를 통해 심전도를 앓고 있을 때 올라가는 바이오마커(BNP, NTpro-BNP)를 찾아 선제적으로 진단을 할 수 있다.

 

-심부전 치료는 어떻게 하나?

우선 급성기 쇼크 상태나 심한 호흡 부전 상태라면 바로 약물, 산소치료 및 기계적 순환보조나 호흡보조를 한다. 급성기를 지나 만성기에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과 증상 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약물을 쓴다. 현재까지 입증된 생존율을 높이는 약물에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 길항제, 베타차단제, 알도스테론 길항제, 안지오텐신수용체 길항 및 네프릴라이신 억제제, 이바브라딘 등의 약제가 있고,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강심제는 주로 증상 조절 목적으로 사용한다.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도 사용한다

심부전이 오래 되면 심장이 뒤뚱뒤뚱 뛰는데, 심장의 불균형한 전기흐름을 바로 잡는 심박동기 치료를 한다. 약물치료를 해도 심장 수축 기능이 좋아지지 않고 돌연사의 위험이 있는 사람은 삽입형 제세동기 삽입술을 한다. 더 진행되면 심장 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 심장이식은 1년에 150~200례 밖에 이뤄지지 않아 기회가 많지는 않다. 최근에는 심실의 기능을 보조하는 인공심장이 나와 수술 시 보험 적용도 되고 있다.

 

-심장 재활 치료란 무엇이고, 심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나?

심장재활은 심장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환자 맞춤형 운동을 처방하고, 식단, 생활습관 등에 대해 교육을 하는 것이다. 36회까지 보험 적용이 된다. 환자의 심장 기능에 맞춰서 운동을 처방해주고 전문 치료사가 모니터링을 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재활을 할 수 있다. 심장재활은 심장성 사망률을 40%까지 낮춘다는 효과가 입증돼 있다. 아직 많은 병원에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는 권역심뇌혈관센나 일부 대학병원에서 하고 있다. 재활의학과에서 담당하는 병원이 있고 순환기내과나 흉부외과에서 주도하는 병원도 있다.

 

-심부전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이 별로 없다

심근경색 등 급성기 치료만 하고, 심부전을 염두에 둔 약 처방이나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부전클리닉이나 심부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 병원도 별로 없다. 우리병원에서는 모든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퇴원 전 점검표’를 만들어 약을 제대로 처방했는지, 심장 보조 장치 등이 필요하지 않은지, 심부전 생활관리법에 대해 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등에 대해 의료진이 재확인하고 점검하는 절차를 마련해서 실천하고 있다.

 

-심부전 환자의 생활습관은?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단으로 적정 양을 섭취하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나트륨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및 근력운동을 병행해 건강한 심혈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 심부전 환자는 감기에 걸리거나, 약을 추가로 복용하거나 짜게 먹은 뒤 상태가 악화돼 입원을 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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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고려대의료원 제공

 

김응주 교수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을 맡고 있다. 현재 대한심부전학회 홍보이사이다. 심장재활에 관심이 많아 고대구로병원에 심장재활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건복지부 과제로 심장재활 앱을 개발했다. 병원에 나오기 힘든 심장질환 환자가 집에서도 개인 맞춤형 심장재활을 할 수 있도록 AI를 접목한 프로그램 개발도 하고 있다. 심부전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학회 및 대정부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