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주일 전의 일. 길가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56세의 남자 환자가 119에 의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다. 환자는 발견 당시 혼수상태였으며 악성부정맥이 확인되어 구급차 안에서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었고, 병원에 도착해서도 약 20여분간의 심폐소생술과 강심제 등의 약물 투여 후 맥박이 회복되었다.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저승 문턱까지 다녀온 것이다. 물론 환자의 의식은 계속 혼수상태였으며, 약 20분 이상 심장 펌프기능이 없었던 이유로, 심한 폐부종 상태를 보이고 인공호흡기 튜브를 통해 끊임없이 피가래가 뿜어져 나왔다. 의료진이 검사를 위해 채혈된 동맥피는 일반적인 정맥피보다도 산소농도가 낮았고 산성화가 극심하게 진행되어 있었다. 바로 심장혈관촬영실로 옮겨 폐부종과 저산소증 및 산혈증(혈액의 산성도가 올라가는 현상)에 대한 처치를 지속하면서 응급시술을 시행해 가까스로 그를 구했다.
가수 신해철이 금성심근경색증으로 입원, 응급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성심근경색증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범기, 최의영 교수팀의 도움말로 심근경색증이 왜 생기고,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지 알아본다.
2000년대 들어 의학기술 및 약물의 괄목할만한 발달로 심혈관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 성적이 좋아졌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에 대한 규격화된 초기치료법이 정립되어 2000년 약 8%에 이르던 OECD국가의 급성심근경색 후 초기사망률(남여 및 연령보정)이 2009년에는 약 5.4% 정도로 감소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높은 약 6.3% 정도였는데 지금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의 심근경색에 대한 치료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개념이었다. 이에 반해, 200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예비환자들에 대한 철저한 예방치료와 교육의 강화, 그리고 심장동맥(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한 경우 응급시술을 통해 가능한 빨리 이를 재개통 시키는,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와 ‘비록 소를 좀 잃었지만 더 잃기 전에 빨리 외양간을 고친다’라는 개념의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법이 도입되고, 이의 확고한 정착으로 심근경색의 초기 사망률 감소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성심근경색증은 여전히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발병 초기에 아예 심장마비가 발생하여 급사할 수 있고, 설사 심폐소생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이미 시간이 많이 경과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심장 펌프기능의 현저한 상실로 인해 심부전으로 진행하거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나중에 심장기능은 회복되더라도 식물인간 상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쇼크에 이른다=그럼, 급성심근경색증은 무엇이며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일으키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안정 시에는 증상이 없으나 운동이나 신체활동(특히 식사 후) 등 심장에서 산소가 많이 요구될 때 앞가슴이 조이고 뻐근해지는 현상을 ‘안정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이는 심장동맥 내에 쌓인 기름찌꺼기(죽상경화반) 자체가 혈류의 흐름을 방해함으로써 발생하며, 흉통이 나타나는 상황에 대한 예측이 되며 흉통은 쉬면 대개 5~10분 이내로 없어진다.
그러나, 이런 기름찌꺼기를 덮고 있는 혈관의 얇은 내벽이 ‘어떤 이유에서든(혈압이나 맥박이 갑자기 상승하는 경우 등에 의해)’ 터지면, 이로 인해 혈관 안쪽의 혈류에 기름찌꺼기가 노출되고 피떡(혈전)이 생기면서 급작스럽게 혈관이 좁아지면서 흉통이 발생하는데, 이를 ‘급성관동맥증후군’이라고 하며 불안정형 협심증과 급성심근경색증이 여기에 속한다. 이 때의 흉통은 갑자기 안정 시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피떡의 크기가 커지거나 줄어듦에 따라 흉통의 세기와 심전도 모양이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
피떡에 의해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전도에 전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심장혈관의 재개통이 시급히 요구되는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하게 되고, 통상 식은 땀을 동반하는, 참기 어려울 정도의 흉통이 20~30분 이상 지속되며 심장근육의 영구적 손상(괴사)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심장혈관이 피떡으로 막히게 되면 거의 모든 경우에서 심장의 펌프기능이 떨어지며, 일부에서는 심장근육이 전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면서 악성 빈맥성 심실부정맥(맥박이 과도하게 빨라져 오히려 심장의 펌프기능이 상실됨)이 발생하거나 오히려 맥박이 매우 느려질 수 있다. 이는 다시 혈압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면서 뇌와 심장을 비롯한 전신의 혈액순환을 떨어뜨려 순식간에 쇼크 및 돌연사에 이르게 한다.
위의 환자의 경우처럼 병원을 찾을 시간적 여유 없이 흉통의 발생과 동시, 혹은 직후에 이런 현상이 발생할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때는 발생부터 환자를 발견할 때까지의 경과 시간, 환자 발견 후 신속한 조치, 그리고 병원 후송 후의 적절한 조치 및 치료 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시간이 지체되면서, 특히 저산소성 뇌손상 등의 회복 불가능한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때로는, 운이 좋게, 흉통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상태나 응급 혈관재개통술을 준비하는 동안이나 시술 중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의료진과 장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전기제세동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고 혈관재개통술도 하게 되어 거의 모든 경우에서 좋은 예후를 보인다.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6시간’=급성심근경색증은 이런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한번 상한(괴사된) 심장근육은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심장 펌프기능의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하고 심부전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혈액순환이 안되어 죽은 부위의 심장근육은 수축기능이 없어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심장 내 압력에 의해 근육이 늘어나게 되는데, 심지어 손상 받지 않은 심장근육에까지 영향을 미쳐 심장 전체가 커지고 펌프기능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기름찌꺼기를 덮고 있던 심장혈관내벽이 터진 후 만들어지는 피떡에 의해 혈류가 완전히 차단됨으로써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증의 치료는 ‘가능한 빨리’ 막힌 심장혈관의 재개통인데, 이는 시간이 지체되면 될수록 죽어가는 심장근육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통 심장혈관이 막히고 4~6시간이 넘어가면 혈액공급이 다시 재개되더라도 죽은 심장근육은 되살아나지 못하며, 따라서 이 시간 이전까지를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이 시간 내에 막힌 심장혈관의 재개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여기에는 피떡을 녹이는 약물(혈전용해제)을 주사하는 방법과 직접 막힌 부위를 뚫어주는 방법(1차 관동맥중재술)이 있다.
◆심근경색이 남기는 후유증, 심부전과 부정맥=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했을 때 즉각 내원하여 막힌 혈관을 뚫어주지 않은 환자들은 경색된 심근이 살아나지 않아, 심부전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관상동맥성형술 등의 치료가 이루어져 심근 허혈이 개선되었음에도 갑자기 사망하게 되는 환자도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남기는 후유증, 심부전과 부정맥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과거에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25%에서 사망했으나 현재 의료의 발달로 많은 환자들이 생존하고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는 심부전증이 가장 큰 심근경색증 환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실제 여러 연구 보고에 의하면 심근경색증환자의 25%는 심부전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심근경색증 후의 좌우 심실의 기능이다. 심근경색이 발생한 심실은 바로 내원하여 바로 개통해주었을 경우 혈류 회복 후 기능 회복이 되지만, 혈관이 막힌 이후 1시간이 지난 후 내원하면 개통을 해주어도 심장기능 회복이 일부 되든지 혹은 전혀 안 된다.
이들 심근부위의 생존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으로 심초음파검사와 심장 MRI검사가 도움을 주고 있다.
이후에는 심장이 점점 더 커지면서 심부전증이 발생하여 조금만 운동해도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다리가 붓거나 복수가 차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경우 더 이상의 치료가 없이 붓기를 빼주는 약물치료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신경호르몬 조절약물, 줄기세포치료, 심장동기화 박동기 치료, 심장재활치료 등의 발달로 인하여 수명의 연장뿐 아니라 생활의 질을 훨씬 개선시켰다. 특히 심장 특화된 맞춤형 재활치료 및 운동요법은 생활의 질을 획기적으로 호전시켜 일상생활 복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증증세가 심해질 경우에는 심장이식이 현재 유일한 치료이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도 심장이식 및 심폐이식 수술을 시행하여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심장이식수술의 대상이 되지 않거나, 이식될 심장을 구하기 어려운 말기 심부전증에서 인공심장(심실보조기구)을 이식 받고 일상으로의 완벽한 복귀를 하는 치료도 가능해졌다. 인공심장 이식은 국내 식약처의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아 본격적으로 시행이 되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승인 후 도움을 받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치료 후에도 갑자기 사망에 이르는 부정맥=심근경색 환자에서 관상동맥성형술 등의 치료가 이루어져 심근 허혈이 적절하게 개선되었음에도 갑자기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급성심근경색 치료 후 퇴원한 환자 중 5~10% 정도가 퇴원 후 6개월에서 12개월 내에 사망하게 되며, 이중 절반이 허혈로 문제가 발생한 심실에서 생기는 부정맥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재관류요법 후 퇴원했더라도 지속적인 관찰과 약물 치료를 통해 이러 한 치명적인 부정맥의 발생을 예측하고 적절한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것이 심근경색의 장기적인 예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심근경색 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정맥은 심실 조기수축으로 환자들이 심장이 덜컹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별한 치료가 없지만 지속되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심근경색 첫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 약물이나 전기 충격요법 등으로 안정화 되는 경우에는 장기적 예후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24시간 이후에 발생하는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주로 심근손상에 따른 이차성 부정맥이며, 이 경우 급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치명적인 심실성빈맥의 발생 시에는 충분한 약물 치료와 함께 급사의 이차적 예방을 위하여 삽입형 제세동기의 이식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런 심실성 부정맥 외에도 상심실성 부정맥 또한 심근경색 후에 자주 발생하게 된다. 다양한 양상으로 맥박이 빨라지는 빈맥들이 발생하는데 주로 교감신경의 과흥분과 심실기능 부전 등에 의해서 발생하고 이런 경우 베타 수용제차단체 등의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이 중 맥박이 빠르면서 불규칙해지는 심방 세동의 경우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8~22%에서 발생하며 주로 고령이거나 심부전 및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심실성 빈맥의 경우에도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 전기 충격치료가 필요하며, 약물 치료를 지속한다.
심근경색 후 맥이 느려지는 서맥의 경우에는 심근경색 범위와 관계가 있다. 완전 방실 차단은 하벽 심근경색의 약 3.7%, 그리고 전벽·측벽 심근경색의 약 1%에서 동반되며, 다양한 정도의 방실 차단 및 영구적 각차단은 각각 심근경색 환자의 약 5~7%에서 관찰된다. 완전 방실 차단 등 방실 전도 장애가 심한 경우와 영구적 각차단은 각각 단기적, 장기적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전벽·측벽 심근경색에서 더 예후가 나쁘다. 성공적인 재관류 치료 후 충분한 관찰 후에도 회복되지 않으면 영구적 심박동기 삽입을 고려할 수 있다.
이렇듯 심근경색은 관상동맥 폐쇄에 따른 심근 허혈 및 심근 손상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이차적으로 다양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위치 및 정도에 따라 예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추적 관찰 및 약물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예후에 중요하며, 심계항진, 흉부 불편감 또는 실신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부정맥이나 심부전 등 심근경색 후의 합병증 때문이 아닌지 반드시 감별을 하여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가수 신해철이 금성심근경색증으로 입원, 응급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성심근경색증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범기, 최의영 교수팀의 도움말로 심근경색증이 왜 생기고,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지 알아본다.
2000년대 들어 의학기술 및 약물의 괄목할만한 발달로 심혈관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 성적이 좋아졌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에 대한 규격화된 초기치료법이 정립되어 2000년 약 8%에 이르던 OECD국가의 급성심근경색 후 초기사망률(남여 및 연령보정)이 2009년에는 약 5.4% 정도로 감소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높은 약 6.3% 정도였는데 지금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의 심근경색에 대한 치료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개념이었다. 이에 반해, 200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예비환자들에 대한 철저한 예방치료와 교육의 강화, 그리고 심장동맥(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한 경우 응급시술을 통해 가능한 빨리 이를 재개통 시키는,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와 ‘비록 소를 좀 잃었지만 더 잃기 전에 빨리 외양간을 고친다’라는 개념의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법이 도입되고, 이의 확고한 정착으로 심근경색의 초기 사망률 감소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성심근경색증은 여전히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발병 초기에 아예 심장마비가 발생하여 급사할 수 있고, 설사 심폐소생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이미 시간이 많이 경과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심장 펌프기능의 현저한 상실로 인해 심부전으로 진행하거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나중에 심장기능은 회복되더라도 식물인간 상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쇼크에 이른다=그럼, 급성심근경색증은 무엇이며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일으키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안정 시에는 증상이 없으나 운동이나 신체활동(특히 식사 후) 등 심장에서 산소가 많이 요구될 때 앞가슴이 조이고 뻐근해지는 현상을 ‘안정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이는 심장동맥 내에 쌓인 기름찌꺼기(죽상경화반) 자체가 혈류의 흐름을 방해함으로써 발생하며, 흉통이 나타나는 상황에 대한 예측이 되며 흉통은 쉬면 대개 5~10분 이내로 없어진다.
그러나, 이런 기름찌꺼기를 덮고 있는 혈관의 얇은 내벽이 ‘어떤 이유에서든(혈압이나 맥박이 갑자기 상승하는 경우 등에 의해)’ 터지면, 이로 인해 혈관 안쪽의 혈류에 기름찌꺼기가 노출되고 피떡(혈전)이 생기면서 급작스럽게 혈관이 좁아지면서 흉통이 발생하는데, 이를 ‘급성관동맥증후군’이라고 하며 불안정형 협심증과 급성심근경색증이 여기에 속한다. 이 때의 흉통은 갑자기 안정 시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피떡의 크기가 커지거나 줄어듦에 따라 흉통의 세기와 심전도 모양이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
피떡에 의해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전도에 전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심장혈관의 재개통이 시급히 요구되는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하게 되고, 통상 식은 땀을 동반하는, 참기 어려울 정도의 흉통이 20~30분 이상 지속되며 심장근육의 영구적 손상(괴사)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심장혈관이 피떡으로 막히게 되면 거의 모든 경우에서 심장의 펌프기능이 떨어지며, 일부에서는 심장근육이 전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면서 악성 빈맥성 심실부정맥(맥박이 과도하게 빨라져 오히려 심장의 펌프기능이 상실됨)이 발생하거나 오히려 맥박이 매우 느려질 수 있다. 이는 다시 혈압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면서 뇌와 심장을 비롯한 전신의 혈액순환을 떨어뜨려 순식간에 쇼크 및 돌연사에 이르게 한다.
위의 환자의 경우처럼 병원을 찾을 시간적 여유 없이 흉통의 발생과 동시, 혹은 직후에 이런 현상이 발생할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때는 발생부터 환자를 발견할 때까지의 경과 시간, 환자 발견 후 신속한 조치, 그리고 병원 후송 후의 적절한 조치 및 치료 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시간이 지체되면서, 특히 저산소성 뇌손상 등의 회복 불가능한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때로는, 운이 좋게, 흉통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상태나 응급 혈관재개통술을 준비하는 동안이나 시술 중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의료진과 장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전기제세동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고 혈관재개통술도 하게 되어 거의 모든 경우에서 좋은 예후를 보인다.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6시간’=급성심근경색증은 이런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한번 상한(괴사된) 심장근육은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심장 펌프기능의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하고 심부전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혈액순환이 안되어 죽은 부위의 심장근육은 수축기능이 없어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심장 내 압력에 의해 근육이 늘어나게 되는데, 심지어 손상 받지 않은 심장근육에까지 영향을 미쳐 심장 전체가 커지고 펌프기능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기름찌꺼기를 덮고 있던 심장혈관내벽이 터진 후 만들어지는 피떡에 의해 혈류가 완전히 차단됨으로써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증의 치료는 ‘가능한 빨리’ 막힌 심장혈관의 재개통인데, 이는 시간이 지체되면 될수록 죽어가는 심장근육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통 심장혈관이 막히고 4~6시간이 넘어가면 혈액공급이 다시 재개되더라도 죽은 심장근육은 되살아나지 못하며, 따라서 이 시간 이전까지를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이 시간 내에 막힌 심장혈관의 재개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여기에는 피떡을 녹이는 약물(혈전용해제)을 주사하는 방법과 직접 막힌 부위를 뚫어주는 방법(1차 관동맥중재술)이 있다.
◆심근경색이 남기는 후유증, 심부전과 부정맥=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했을 때 즉각 내원하여 막힌 혈관을 뚫어주지 않은 환자들은 경색된 심근이 살아나지 않아, 심부전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관상동맥성형술 등의 치료가 이루어져 심근 허혈이 개선되었음에도 갑자기 사망하게 되는 환자도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남기는 후유증, 심부전과 부정맥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과거에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25%에서 사망했으나 현재 의료의 발달로 많은 환자들이 생존하고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는 심부전증이 가장 큰 심근경색증 환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실제 여러 연구 보고에 의하면 심근경색증환자의 25%는 심부전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심근경색증 후의 좌우 심실의 기능이다. 심근경색이 발생한 심실은 바로 내원하여 바로 개통해주었을 경우 혈류 회복 후 기능 회복이 되지만, 혈관이 막힌 이후 1시간이 지난 후 내원하면 개통을 해주어도 심장기능 회복이 일부 되든지 혹은 전혀 안 된다.
이들 심근부위의 생존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으로 심초음파검사와 심장 MRI검사가 도움을 주고 있다.
이후에는 심장이 점점 더 커지면서 심부전증이 발생하여 조금만 운동해도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다리가 붓거나 복수가 차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경우 더 이상의 치료가 없이 붓기를 빼주는 약물치료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신경호르몬 조절약물, 줄기세포치료, 심장동기화 박동기 치료, 심장재활치료 등의 발달로 인하여 수명의 연장뿐 아니라 생활의 질을 훨씬 개선시켰다. 특히 심장 특화된 맞춤형 재활치료 및 운동요법은 생활의 질을 획기적으로 호전시켜 일상생활 복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증증세가 심해질 경우에는 심장이식이 현재 유일한 치료이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도 심장이식 및 심폐이식 수술을 시행하여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심장이식수술의 대상이 되지 않거나, 이식될 심장을 구하기 어려운 말기 심부전증에서 인공심장(심실보조기구)을 이식 받고 일상으로의 완벽한 복귀를 하는 치료도 가능해졌다. 인공심장 이식은 국내 식약처의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아 본격적으로 시행이 되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승인 후 도움을 받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치료 후에도 갑자기 사망에 이르는 부정맥=심근경색 환자에서 관상동맥성형술 등의 치료가 이루어져 심근 허혈이 적절하게 개선되었음에도 갑자기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급성심근경색 치료 후 퇴원한 환자 중 5~10% 정도가 퇴원 후 6개월에서 12개월 내에 사망하게 되며, 이중 절반이 허혈로 문제가 발생한 심실에서 생기는 부정맥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재관류요법 후 퇴원했더라도 지속적인 관찰과 약물 치료를 통해 이러 한 치명적인 부정맥의 발생을 예측하고 적절한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것이 심근경색의 장기적인 예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심근경색 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정맥은 심실 조기수축으로 환자들이 심장이 덜컹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별한 치료가 없지만 지속되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심근경색 첫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 약물이나 전기 충격요법 등으로 안정화 되는 경우에는 장기적 예후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24시간 이후에 발생하는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주로 심근손상에 따른 이차성 부정맥이며, 이 경우 급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치명적인 심실성빈맥의 발생 시에는 충분한 약물 치료와 함께 급사의 이차적 예방을 위하여 삽입형 제세동기의 이식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런 심실성 부정맥 외에도 상심실성 부정맥 또한 심근경색 후에 자주 발생하게 된다. 다양한 양상으로 맥박이 빨라지는 빈맥들이 발생하는데 주로 교감신경의 과흥분과 심실기능 부전 등에 의해서 발생하고 이런 경우 베타 수용제차단체 등의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이 중 맥박이 빠르면서 불규칙해지는 심방 세동의 경우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8~22%에서 발생하며 주로 고령이거나 심부전 및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심실성 빈맥의 경우에도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 전기 충격치료가 필요하며, 약물 치료를 지속한다.
심근경색 후 맥이 느려지는 서맥의 경우에는 심근경색 범위와 관계가 있다. 완전 방실 차단은 하벽 심근경색의 약 3.7%, 그리고 전벽·측벽 심근경색의 약 1%에서 동반되며, 다양한 정도의 방실 차단 및 영구적 각차단은 각각 심근경색 환자의 약 5~7%에서 관찰된다. 완전 방실 차단 등 방실 전도 장애가 심한 경우와 영구적 각차단은 각각 단기적, 장기적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전벽·측벽 심근경색에서 더 예후가 나쁘다. 성공적인 재관류 치료 후 충분한 관찰 후에도 회복되지 않으면 영구적 심박동기 삽입을 고려할 수 있다.
이렇듯 심근경색은 관상동맥 폐쇄에 따른 심근 허혈 및 심근 손상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이차적으로 다양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위치 및 정도에 따라 예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추적 관찰 및 약물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예후에 중요하며, 심계항진, 흉부 불편감 또는 실신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부정맥이나 심부전 등 심근경색 후의 합병증 때문이 아닌지 반드시 감별을 하여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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