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補藥)은 무조건 몸에 좋은가. 아무나 먹어도 되는가. 비싼 것일수록 좋은가.’
우리 국민 대부분은 한번 이상 보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으며, 또 조그만 건강 이상 징후를 느껴도
보약을 찾는다. 그리고 보약을 위해서라면 거금(巨金)도 아까워 하지 않고 막 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복용 대상자의 나이,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보약은 종류가 달라지며 복용법도 달리한다.
■언제, 어떻게 복용해야 하나
보약은 정상적인 기운이 허약하거나, 영양 등 체액을 이루는 정혈(精血)이 부족하거나, 정신적인
균형이 유지되지 아니하며 민감하고 쇠약한 경우 이들의 허손(虛損)과 부족을 도와주어
육체·정신적으로 건강한 인체를 유지케 하는 보법(補法)에 사용되는 약물이나 처방을 한다.
따라서 인체의 모든 기능이 왕성하고 건강한 사람은 굳이 보약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보약도 기(氣)나 혈(血)이 허약하고 부족할 때는 인체에 도움이 되지만 병이 있는 사람이 잘못
복용하면 병을 더 깊게 만들 수도 있다. 보약을 복용할 경우 평소에 소화 흡수를 방해하는
생활습관이 있었다면 개선하여야 한다. 보약 자체가 소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脾)ㆍ위 (胃)
기능이 허약하다면 소화기를 돕거나 다스리면서 다른 허약한 부분을 보(補)해야 한다.
보약을 선택할 경우 각자의 체질이나 허약한 부분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고 경솔히 보약을
오용해서는 안된다. 특히 병이 있는 사람은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보약을 복용하는 데에 계절적인 제약은 없다. 여름이나 겨울에 보약을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여름에 보약을 복용하면 땀으로 다 배설되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오히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기허(氣虛)나 기능상의 문제이므로 적당한
보약을 복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른 계절에서도 계절적 조건에 의하여 영향을 받은
음양(陰陽)기혈의 불균형이 있다면 적합한 보약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보약을 찾기 전에 ‘식음유절(食飮有節), 기거유상(起居有常), 불망작노(不妄作勞)’의
조양법(調養法)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먹고 마시는 데에 절제가 있어야 하며,
일상생활에 일정함과 규칙성이 있어야 하고, 과도한 정신적·육체적 노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약이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것들이 있나
▲기(氣)를 돕는 보약
권태롭고 힘이 없으며 기운이 적은 경우, 말하기를 싫어하며 말소리가 적게 나오는 경우,
숨이 차며 땀이 많이 나고 맥이 허약한 경우에 사용한다. 이 경우 인삼(人蔘), 황기, 백출(白朮),
산약(山藥), 감초(甘草)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사군자탕(四君子湯), 삼령백출산,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생맥산(生脈散) 등이 있다.
▲혈(血)을 돕는 보약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침침하며 얼굴색이 누렇고 입술이나 손톱 바탕이 담백한 색을 나타날
경우 처방한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안정이 되지 않으며 맥이 가는 경우, 월경이 순조롭지 못하는
증상 등에 적용한다. 당귀, 백작약(白芍藥), 용안육(龍眼肉), 하수오(何首烏), 계혈등(鷄血藤),
숙지황(熟地黃) 등이 보혈하는 대표적 약물. 이들로 구성된 주요 처방은 사물탕(四物湯),
당귀보혈탕(當歸補血湯), 귀비탕(歸脾湯) 등이 있다.
사물탕은 혈허(血虛)로 인한 머리 어지러움과 월경불순에 많이 사용하는 방이기에 여성들에게
가장 적합한 보약이다. 당귀보혈탕은 과로로 인하여 원기가 부족한 경우에 유용한 처방이다.
귀비탕은 신경쇠약, 건망증, 불면증, 식욕 부진, 빈혈 등에 효과가 좋은 보약이다.
▲기혈(氣血)을 함께 돕는 보약
기와 혈 두 가지가 허약할 때에는 얼굴에 화색(和色)이 없거나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어른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가슴이 뛰고 호흡이 짧으며 맥이 허세(虛細)하고 무력(無力)한 것도 주된 증상이다.
이 경우 녹용과 더불어 인삼, 황기, 감초 등과 같이 보기하는 약물과 당귀, 백작약, 하수오,
용안육 등과 같이 보혈하는 약물로 구성된 보약을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팔진탕(八珍湯),
대보탕(大補湯), 자감초탕(炙甘草湯)이 있다.
사군자탕과 사물탕을 합방(合方)하여 구성된 팔진탕은 팔물탕(八物湯)이라고도 하며, 이는 기혈을 돕는 데 중심되는 처방이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은 팔물탕에 육계(肉桂), 황기를 가한 방제로
기혈이 허약할 때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증상에 따라 가감하여 다양한 처방으로 활용한다.
특히 정리대보탕(定理大補湯)은 기허약, 혈부족(血不足), 정부족(精不足)으로 인한 피로 치료에
대표격이다.
▲음(陰)을 돕는 보약
음이 허약하면 몸이 수척하고 마르며, 머리가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난다. 입술이 붉어지고
볼에서 홍색이 감돌며, 불면이 있고, 열감(熱感)이 일정하게 오가며, 수면 중 땀이 나고,
기침과 출혈이 있다. 또 정액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리거나, 가늘고 빠른 맥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사삼(沙蔘), 맥문동(麥門冬), 여정실(女貞實), 구판(龜板) 등과 같이 음을 도와주는 약물을 중심으로 방제된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 좌귀음(左歸飮), 대보음환(大補陰丸) 등을 사용한다.
▲양(陽)을 돕는 보약
얼굴색이 창백하고, 사지(四肢)가 따뜻하지 않으며, 매사에 의지가 약하고, 허리 무릎 등 하반신이
시면서 힘이 없으며, 아랫배가 당기고, 침세(沈細)한 맥 등이 주로 나타날 경우 양을 돕는 보약을
사용한다. 이 경우 처방되는 보약에는 부자(附子), 육계(肉桂), 산수유, 선모(仙茅),
음양곽(淫羊藿), 파극천(巴戟天) 등이 중심이 된 신기환(腎氣丸), 우귀음(右歸飮),
이선탕(二仙湯) 등이 있다.
▲음양기혈(陰陽氣血)을 돕는 보약
앞서 언급한 양허, 음부족, 기허, 혈부족 등은 임상에서는 음양기혈 상호간에 허약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아 복합적인 관점에서 처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녹용대보탕(鹿茸大補湯), 공진단(拱辰丹), 경옥고(瓊玉膏) 등이 있다.
녹용대보탕은 일체의 허약과 과로로 인한 피로 등에 활용된다. 공진단은 선천적 허약이나
일반적 원기 부족 등 일체의 허증(虛症)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보약이다.
■특정 대상을 위한 보약
▲소아(小兒)
성장 촉진, 두뇌 발달, 식욕 증진, 저항력 강화 등의
효과를 지닌 처방을 사용한다. 3세까지는 녹용, 당귀, 구지자, 산약, 맥문동, 숙지황 등으로 구성된 귀용탕(歸茸湯)을 사용하며 3세 이상은 황기, 맥문동, 산약, 용안육, 당귀, 천궁, 구기자, 백봉령, 백출 등으로 구성된 보아탕(補兒湯)이 중심이 된다.
일반적인 소아의 발육 부진에는
사물탕에 육미지황탕을 가미한 사육탕(四六湯)을 사용한다. 그리고 호흡기 강화를 위해서는
숙지황, 당귀, 진피, 반하 등으로 구성된 금수육군전(金水六君煎)을 사용한다. 소아는 나이와
체중,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약량을 성인 용량의 2분의 1이나 3분의1 정도만 복용하기도 하고,
달이는 방법을 개선하여 약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탕전액을 복용하게 한다.
▲수험생
각종 시험에 정신적 과로 및 육체적 피로가 많고 신진대사가 왕성할 때이므로 총명탕(聰明湯),
귀비탕(歸脾湯), 청뇌탕(淸腦湯) 등을 사용한다. 기억력과 뇌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백복신(白茯神), 원지(遠志), 석창포(石菖蒲) 등으로 구성된 총명탕은 다른 기혈을 돕는 처방과
함께 처방하는데 수험생을 위한 대표적 보약이다. 청뇌탕도 이 범위의 처방이다.
▲임산부
임신 중에 적합한 한약을 복용하면 임부의 기와 혈을 도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유산할 확률도 줄어든다. 하지만 인체의 모든 기능이 예민해져 있기에 자칫 약을 잘못 복용하면
유산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임부에게는 보안탕(補安湯)을 사용하며
산후에는 산후대보탕(産後大補湯), 일반 부인용 보약으로는
보혈탕(補血湯), 갱년기 보약으로는 보심온담억간탕(補心溫膽抑肝湯)을
사용한다.
▲중년 남성
중년 이상에 상복할 수 있는 삼일신기탕(三一腎氣湯), 남성의 음양허증을 도와주는
고진대보탕(固眞大補湯), 성기능을 도와주는 오자육미쌍화탕(五子六味雙和湯) 및
음양사물탕(陰陽四物湯) 등이 좋다.
정신적 피로나 육체적 과로가 중심일 경우에는 쌍화탕(雙和湯)이나 온담탕(溫膽湯) 등을
중심으로 사용한다.
▲노년
노년에는 기혈음양을 복합적·지속적으로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십전대보탕,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 고진음자(固眞飮子)를 중심으로 처방한다.
▲기타 보약
계절별로 봄ㆍ가을에는 보익양위탕(補益養胃湯), 여름에는 삼귀익원탕(蔘歸益元湯)을,
수족이 찬 경우 후박온중탕(厚朴溫中湯)이나 사역탕(四逆湯)을,
수술 후 보약에는 가미대보탕이 좋다.
그리고 사상의학(四象醫學)에서는 체질에 따라 사용하는 보약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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